2012. 10. 12.

뉴욕 영화여행기 (1)

추석 즈음에 조금 무리를 해서 짧게 뉴욕에 다녀왔다. 몇가지 목적이 있었지만 여기서는 본 영화들을 중심으로만 이야기해보려 한다. 이번 방문의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뉴욕영화제에 가 보는 것이었고 또 마침 보고 싶던 영화들이 일반 극장에 걸려 있기도 해서, 영화 참 많이 보고 다녔다.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뉴욕영화제는 미국의 가장 중요한 영화제 중 하나다. 우선 그 해 화제였던 비영어권 영화를 미국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의미있는 자리다. 작년을 예로 들면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 피나, 자전거 탄 소년, 토리노의 말, 내가 사는 피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나톨리아, 르 아브르, 수면병 등 그 해 월드 시네마의 화제작들이 이 자리를 빌어 관객들을 만났다. 그리고 이것과 독립적으로 언젠가부터 아카데미 레이스와 캠페인에도 큰 영향을 주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기도 하다. 2010년 북미 평론가들에게 만장일치에 가까운 격찬을 받은 소셜 네트워크는 뉴욕영화제 개막작으로 첫 선을 보였으며, 2011년에는 휴고가 아직 후반 작업을 완료하지 않은 상태로 깜짝 상영되기도 했다. 올해도 개막작인 라이프 오브 파이와 폐막작인 플라이트를 비롯한 많은 영화들이 뉴욕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며 오스카를 향한 첫 발을 내딛는다.

아래의 영화들을 관람했다.

  • Barbara (Christian Petzold)
  • Beyond the Hills (Cristian Mungju)
  • Caesar Must Die (Paolo Taviani & Vittorio Taviani)
  • Frances Ha (Noah Baumbach)
  • Here and There (Antonio Mendez Esparza)
  • Hyde Park on Hudson (Roger Michell)
  • Life of Pi (Ang Lee)
  • Passion (Brian De Palma)

브라이언 드 팔마의 신작은 큰 기대는 안 했지만 그래도 궁금한 영화였는데 영사사고로 상영이 취소되었다. 무려 한 시간이나 기다렸는데도 결국 도저히 영화가 안 틀어진다며 돌아가라고 하더라. 드 팔마가 직접 인사하러 오기도 했는데 뭣들 하는 짓인지.. 이게 DCP의 무기력한 미래인가 싶더라. 자기들도 상영 시작 직전에 테스트할 때만 해도 잘만 나오던 영화가 갑자기 재생이 되지 않으니 얼마나 황당하겠어. 설렁탕을 사 왔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극장에서 개봉 중이던 영화도 세 편을 보았다.

  • Beasts of the Southern Wild (Benh Zeitlin)
  • The Master (Paul Thomas Anderson)
  • 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 (Stephen Chbosky)

마스터는 70mm로 상영하는 극장을 멀리까지 일부러 찾아가서 보고 왔는데, 아무래도 나는 스케일로는 감동을 느끼지 아니하게 설계된 사람인 모양인지 딱히 큰 감흥을 받지 못했다.

아무튼 무사히 즐겁게 잘 다녀왔고.. 관람한 영화들에 대한 단평, 뉴욕영화제에서 받은 인상, 영화제를 찾은 감독들과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 등을 앞으로 조금씩 천천히 풀어놓을까 한다.

마무리는 사진 한 장 골라 봄. 한 다섯 장 정도밖에 찍지 않아서 이게 그나마 잘 나온 편.

Alice Tully Hall, at the Lincoln Center, during the 50th NY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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