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8.

끄적끄적 - 위플래쉬, 숲속으로

'짧은 생각'으로 정리하기도 귀찮을 때 앞으로 종종 '끄적끄적'이라는 이름으로 요즘 본 영화에 대해 쓰는 척 하면서 그냥 아무 말이나 해 볼 생각.

새해 첫 날에 상상마당에서 위플래쉬를 보았다. 올해 처음 본 영화가 너무 좋아서 아직까지도 굉장히 기분이 좋다. 종종 쓸데없이 이런 데 의미부여를 하게 된다. 예를 들면 작년에는 훈련소 가는 길에 본 영화가 좋아서 훈련 받으면서도 이따금씩 생각이 났고 (캡틴 필립스) 훈련소 나와서 첫 영화를 보러 가는데 미친 놈처럼 한 20분쯤 늦어서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왜 이렇게 살지 하는 생각을 꽤 오래도록 했다. 영화제에서 특히 이런 류의 생각을 많이 하는데, 기껏 고생해서 갔는데 첫 영화가 별로면 굉장히 기운이 빠진다. 올해 전주에서처럼 차가 혐오스럽게 막혀서 굉장히 보고 싶던 첫 영화부터 놓치고 시작하면 (위 아 더 베스트!) 그건 뭐 말할 것도 없는 고통. 5년 전에 부산에서는 마지막으로 본 영화가 너무 달달하고 사랑스럽고 좋아서 (오브아 타이페이) 오는 내내 생각도 나고 그랬다. 몇 년 전에 전주에서는 마지막으로 본 영화가 뭔가 사람 기운 제대로 빠지게 만들어서 (토리노의 말) 버스에서 피곤한데 잠도 안 오고 뭔가 좀 우울한 감이 있었고.

숲속으로는 주말에 강남 메가박스에서 봤는데 뭔가 혐오스러웠다. 영화 말고. 시간이 맞는 게 여기밖에 없어서 봤는데 일단 출구에서 극장까지 올라 온 건 알겠는데 대체 왜 매표소에서 상영관에 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없는..? 계단으로 가기 싫어서 엘레베이터를 타려는데 엘레베이터 타기 개 힘든. 간신히 상영관에 들어갔는데 애들이 너무나 시끌벅적해서 적응이 안 되었다. 딱히 영화 시작하고 나서는 사실 신경쓰일 일 없었는데 그냥 이 공간에 이 사람들과 함께 존재하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웠던. #FirstWorldProblem 이것은 마치 두 왕자새끼들이 외치는 AGONY! 같은 느낌이지만.. 아무튼 앞으로 전체관람가는 애들 별로 없을 시간대에만 봐야겠다고 생각했음. 아 그리고 그 둘이 AGONY! 외칠 때마다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는데 기어이 앞사람이 뒤를 돌아서 나를 처다보던.. 어쩌라고 그런다고 내가 안 웃을 것 같냐!

결국 영화 감상은 안 쓰고 개소리만 씀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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