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6.

모던 패밀리 출연진의 에미 에피소드 살펴보기 #2

이번 에미에 후보로 오른 모던 패밀리 전 출연진들이 각각 어떤 에피소드를 제출했는지 살펴보는 중이었어요. 첫 번째 글에서 이어집니다.

Season 2, Episode 6, "Halloween" (제시 타일러 퍼거슨의 선택)

할로윈 특집. 여러모로 지난 시즌의 "Fizbo"를 연상시키는 에피소드. 스파이더맨으로 분한 밋첼도 그렇고, 스토리가 차곡차곡 쌓여나가다 마지막에 한바탕 미쳐돌아가는 것도 그렇고요. 의상, 미술, 연출에 꽤나 공을 들인 티가 팍팍 나는 에피소드.


(+) : 슬랩스틱과 스턴트 연기가 돋보입니다. 화장실 칸 안에서 스파이더맨 같은 자세로 숨어 있기도 하고, 건물도 열심히 타고요. 하지만 가장 재미있는 모습은 에피소드 말미에 의외의 장면에서 찾아옵니다. 바로 글로리아에게 한 대 얻어맞는 순간이죠.

(-) : 물론 자신이 돋보이는 에피소드를 고르고 싶었겠지만, 사실 제시 타일러 퍼거슨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건 미묘한 대사전달이나 표정과 같은 뉘앙스 담긴 연기라고 생각해요. 클레어가 칠면조 요리를 구박할 때 은근슬쩍 캠을 가리키며 짓는 표정 정도를 제외하면, 이 에피소드에는 그런 순간이 많지 않아 좀 아쉬워요. 특히 대사는 거의 없다시피하구요.


Season 2, Episode 11, "Slow Down Your Neighbors" (소피아 베르가라의 선택)

다소 진부한 각본은 좀 아쉽지만, 모든 캐릭터가 전부 살아 있는 점은 큰 장점이에요. 알렉스만 빼고. 이렇게 알렉스가 아예 등장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어요. ㅠㅠ 하지만 루크를 연기하는 놀란 굴드의 대사전달과 코미디 타이밍은 반짝반짝 빛납니다.


(+) : 다 큰 어른이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는 이야기이다 보니 기본적인 재미는 보장됩니다. 루크와의 호흡도 꽤나 인상적이에요. 거기다 "Grab"을 발음하는 글로리아의 모습을 여러 번 보는 것만으로도..

(-) : 분량이 너무 짧아요. 어떻게 보면 캠과 밋첼의 이야기가 더 흥미로운 것 같기도 하고요. 게다가 정작 글로리아가 제일 웃긴 건 불같이 화를 낼 때인데 그런 모습이 빠져 있는 것도 좀 아쉽습니다.


Season 2, Episode 21, "Mother's Day" (에릭 스톤스트릿의 선택)

어머니날 특집. 클레어와 글로리아는 아이들을 데리고 하이킹을 떠납니다. 필과 제이는 함께 음식을 준비하고요. 캠과 미첼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어요. 전형적인 무난한 에피소드.


(+) :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어하는 캠의 모습들이 조금씩 다 들어 있어요. 불같이 화를 내기도 하고, 호들갑을 떨기도 하고, 많지는 않지만 감칠맛 나는 대사도 있긴 합니다. 이번 시즌에서는 캠과 미첼의 스토리라인을 통해 게이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보았을 법한 주제들을 가벼우면서도 꽤나 진지하게 접근하는 모습들이 종종 보이는데, 이 에피소드도 그 중 하나입니다.

(-) : 분량이 너무 적어요. 작년 피즈보처럼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것도 아닌 데다, 보여주는 모습도 상당히 단편적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제 걱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에피소드에서 캠과 밋첼의 이야기는 어째 좀 믿어지지 않는 구석이 있어요. 일단 캠이 자기 자신을 트로피 와이프라 부른 적도 있지 않던가요. 또 최근 몇몇 에피소드에서 꽤나 격렬하게 싸우는 모습이 있었는데, 저렇게 갑자기 지고지순한 것도 조금 의아하고요. 그리고 대학 때 미식축구에서 라인맨을 했었던 사람이 저렇게 뛴다구요?


Season 2, Episode 22, "Good Cop Bad Dog" (타이 버렐의 선택)

이미 우리의 가족이 된 것 같은 친숙한 캐릭터들임에도, 이번 시즌에서는 꽤나 새로운 모습들을 볼 수 있었죠. 인기 많고 싶어하거나 첼로 연습에 가기 싫어하는 알렉스, 대학 진학에 대한 고민을 보여주는 헤일리처럼 작은 순간들이 대부분이긴 했지만요.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필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 : 지금까지 보여준 적 없는 새로운 모습! 쿨한 아빠가 얼만큼 악독해질 수 있는지 제대로 보여 줍니다. 다양한 표정, 리액션 샷, 깨알같은 대사("Neither have half the kids in Africa") 등 훌륭한 연기가 에피소드 내내 펼쳐집니다. 필만이 할 것 같은 황당한 행동(노트북을 테이프로 칭칭 감싸는), 무모한 행동(차에 뛰어드는), 약한 모습(문 뒤에서 몰래 역겨워하는)도 모두 녹아들어가 있고요. 그리고 마무리는 여전히 따듯합니다.

(-) : 어떻게 보면 좀 오버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해요. 스토리라인도 좀 생뚱맞거나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심사위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는 일.


선택한 에피소들만 봤을 땐 남우조연상은 타이 버렐, 여우조연상은 줄리 보웬이 가장 강력해 보이네요. 비록 크리스 콜퍼나 베티 화이트 같은 다른 쇼의 강력한 경쟁자들을 제쳐야겠지만요. 올해 에미의 코미디 부문 남녀조연상 레이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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