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31.

모던 패밀리 출연진의 에미 에피소드 살펴보기 #1

모던 패밀리의 성인 출연진 6명 전원이 올해 에미 시상식에서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그것도 단 두 부문에서만. 네 명의 남자 배우들이 남우조연상에, 두 명의 여배우들이 여우조연상에요. 굉장한 일입니다. 그 탓에 리코 로드리게즈(매니)나 아리엘 윈터(알렉스)가 낄 자리가 없어 보이는 점은 좀 아쉽지만.

에미 시상식 연기부문의 경우 수상자는 다음과 같이 정해집니다: 1. 후보에 오른 배우들은, 이번 시즌에서 자신의 연기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에피소드를 하나씩 골라 제출합니다. 2. 심사위원들은 여섯 편의 에피소드를 모두 본 뒤, 한 명을 골라 투표합니다.

두 가지 사실 정도를 짚고 넘어갈 수 있겠네요. 첫째, 에피소드 선택은 너무너무 중요합니다. 전략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해요. 작년 남녀조연상을 수상한 모던 패밀리의 에릭 스톤스트릿과 글리의 제인 린치는 운좋게도 "Fizbo"와 "The Power of Madonna"라는 훌륭한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시리즈에서는 조연일지 몰라도 적어도 저 에피소드들에서는 이야기의 중심에 있었고, 다양한 연기를 선보일 수 있도록 각본과 연출의 도움도 받았죠. 아무리 시즌 내내, 또는 시리즈 내내 훌륭한 연기를 펼쳤어도 이거다 싶은 에피소드가 없다면 좀 난감합니다. 잘못 골라서도 안 되구요. 반면 에피소드만 잘 고르면 8년 내내 비슷한 연기를 보여줘도 토니 샬룹처럼 세 번이나 에미를 받아갈 수도 있어요. 브라이언 크랜스톤만 아니었으면 2008년에 제임스 스페이더가 그 기록을 네 번으로 깼었을지도 모르는 일. ("The Court Supreme") 줄리아나 마굴리스가 작년에 에피소드만 잘 냈다면 키라 세드윅이 에미를 받아가진 못했을 걸요.

둘째, 같은 시리즈의 배우들이 여럿 후보에 오른 것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어요. 같은 팬베이스 내의 표가 갈릴 수 있다는 위험이 있지만, 여러 편의 에피소드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작년 남우조연상만 보더라도 에드 오닐을 제외한 세 명의 모던 패밀리 배우들이 후보에 올랐지만, 에릭 스톤스트릿이 당당히 수상해 갔죠. 본인이 제출한 에피소드에서는 광대 캐릭터로 깨알같은 웃음을 선사하고, 다른 두 배우가 제출한 에피소드에서는 좀 더 (캠 치고는) 평범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점이 오히려 수상에 도움이 됐을 지 모르는 일.

그래서인지 올해도 여섯 명의 배우들이 모두 다른 에피소드들을 골랐네요. 각각 어떤 에피소드를 제출했는지, 과연 좋은 선택이었는지 한 번 살펴봤어요.


Season 2, Episode 2, "The Kiss" (에드 오닐의 선택)

키스라는 주제에 모든 스토리를 하나로 짜맞추려다 보니 다소 작위적인 느낌이 나는 스토리라인은 아쉽지만, 깨알같은 순간들이 참 많았던 에피소드.


(+) : 초반에는 깐죽+중반에는 우스운 꼴+후반부에는 잔뜩 긴장한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 줍니다. 특히 글로리아에게 놀아나는 모습은 보기 즐거웠어요. 결말의 중심이 제이에게 있는 스토리라인도 도움이 될 거고.

(-) : 시작부터 끝까지 잔잔한 웃음을 끊임없이 자아내긴 하지만, 딱히 이거다 싶은, 빵 터지는 순간이나 대사는 또 없어요. 손 흔들며 엄마한테 소리지르는 헤일리나 온 몸을 흔들며 반죽을 휘젓는 글로리아의 경우는 뒷모습만으로도 임팩트 있는 순간을 만들어내는데 말이죠. 게다가 이야기의 중추에 제이가 있긴 해도 알렉스나 밋첼-캠의 스토리라인처럼 감정적으로 와 닿는 것도 아니고..


Season 2, Episode 4, "Strangers on a Treadmill" (줄리 보웬의 선택)

이번 시즌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들 중 하나에요. 곁다리로 들어간 제이와 글로리아의 식상한 스토리라인만 아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이나 농담은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 예측가능하게 흘러가긴 하지만, 연기와 연출이 꽤나 빛을 발하는 에피소드입니다. 드라마와는 달리 코미디는 각본보다 실행에 더 큰 무게를 두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극중 필의 개회사만 봐도 알 수 있듯이.


(+) : 시작부터 끝까지 클레어가 이야기의 흐름 전체를 이끕니다. 제가 전 출연진 중에 줄리 보웬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케미스트리와 대사 전달인데, 두 가지 다 잘 빛납니다. 늘 그렇듯 누나로도 좋고 남편으로도 좋지만, 캠 옆에서 안절부절못하는 새로운 모습도 볼만했어요. 마지막엔 엄마로서의 모습도 살짝 비춰 주고요. 사실 다 필요 없고, 입으로만 웃는 표정 하나만으로도 충분하긴 한데..

(-) : 어떻게 생각하면 좀 단순하달까요. 클레어는 온 가족이 전부 모여 있는 장면에서 그 진가가 제대로 발휘되거든요. 앞에서 말한 여러 가지 역할을 한 장면에서 동시에 해낼 때 얼마나 인상적인데.. 아쉽게도 이 에피소드에는 그런 순간이 없어요.


아침 댓바람부터 블로그에 끄적거렸더니 느낌이 색다르네요. 다음 글에서는 "Halloween" (제시 타일러 퍼거슨), "Slow Down Your Neighbors" (소피아 베르가라), "Mother's Day" (에릭 스톤스트릿), "Good Cop Bad Dog" (타이 버렐) 이어서 살펴볼게요. 다음 글은 여기서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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