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8.

2012년 기대작 - 레 미제라블

2011년 결산 시리즈로 올해의 포스팅을 시작할 계획이었는데 아직 못 본 영화들이 있어 좀 늦어지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첫 포스팅을 어서 쓰긴 써야겠다 싶어서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늦었지만 한 해 동안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를 맞아 올해의 기대작을 이야기해 볼까요. 데이빗 핀처를 제치고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톰 후퍼의 레미제라블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이미 25년도 더 된 동명 뮤지컬을 영화화하는 작품입니다. 뮤지컬은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죠. 레미제라블을 비롯해 오페라의 유령, 캣츠, 미스 사이공 등을 제작한 전설적인 뮤지컬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가 이번 영화 제작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해요. 매킨토시는 20년 전인 1992년에도 이미 레미제라블의 영화화를 한 번 시도했던 적이 있어요. 엎어졌지만. 그 때부터 이 웅장한 뮤지컬의 영화화 이야기는 잊을 만하면 솔솔 들려오곤 했었습니다. 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프로젝트라는 것이죠.

각색은 글래디에이터, 골든 에이지 등 시대극 경험이 많은 윌리엄 니콜슨이 맡았습니다. 지금은 캐스팅을 마무리하는 중인 것 같고 3월부터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해요. 3D 소문이 돌았으나 2D로 최종 결정이 된 모양. 이래놓고 나중에 디지털 3D 만들고 그러는 건 아니겠죠.

톰 후퍼가 어떤 영화를 만들어낼지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됩니다. 오스카를 수상한 감독의 차기작이니 관심이 가는 것이 당연하겠죠. 존 아담스나 킹스 스피치를 보면 일단 시대극과는 꽤 친숙한 듯하니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고, 배우들의 연기를 멋지게 뽑아내는 능력도 보여준 바 있으니 이 거대한 앙상블을 무리없이 잘 조율해내리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지만 과연 뮤지컬 영화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인지가 아무래도 가장 염려스러워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후퍼는 선 녹음 후 립싱크 연기라는 일반적인 방법을 택하지 않고, 촬영장에서 배우들이 실제로 노래하며 연기하는 장면을 직접 영화에 담을 거라고 해요.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흥미로운 시도인 건 분명합니다.

킹스 스피치에서 나름 뮤지컬스러운 장면이라면 이거..?

휴 잭맨이 장발장을, 러셀 크로가 자베르 경감을, 앤 해서웨이가 팡틴을 연기합니다. 중심이 되는 세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단 캐스팅은 화려하죠? 연기도 믿음이 갑니다. 다만 휴 잭맨과 앤 해서웨이의 노래 실력이 검증된 데 비해 (둘이 함께한 적도 있었죠) 러셀 크로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혁명가들을 좀 볼까요. 마리우스는 영화 세비지 그레이스와 연극 레드에 이어 TV미니시리즈 대지의 기둥까지 종횡무진 활약한 영국의 신예 에디 레드메인이, 앙졸라는 브로드웨이의 핫한 뮤지컬 스타 애론 타베이트가 맡게 됐어요. 특히 타베이트 같은 경우는 작년 토니상에서 본 기억이 나서 유투브를 좀 찾아봤더니 대단한 목소리의 소유자더라고요. 아주 기대가 됩니다.

애론 타베이트의 원 송 글로리 (렌트) 노래도 연기도 훌륭하네요. 근데 바지가 좀..

찾아보니 에디 레드메인도 짧지만 노래를 부른 적이 있군요. 나쁘지 않아요. (0:50~1:01)

사샤 바론 코헨과 헬레나 본햄 카터가 탐욕스러운 테나르디에 부부 역을 맡습니다. 극중에서 가장 코믹한 캐릭터이기도 하니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할 듯. 둘 다 개성 강한 배우들이니까요. 사실 전 헬레나가 노래를 잘 부른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게 오히려 역할과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은 게 함정.

코제트 역에는 아만다 사이프리드, 에포닌 역에는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물망에 오르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이 둘에게 캐스팅이 제의된 상황이에요. 이들이 수락할지 여부는 미지수. 아만다는 그렇다치고 테일러 스위프트는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충격 그 자체였어요. 오해는 하지 마시길. 좋아하는 가수입니다. 작년엔 내한 공연도 다녀왔어요. 다만 과연 에포닌의 그 복잡한 감정을 테일러가 잘 표현해 낼 수 있을 것인지도 걱정이고, 딱히 라이브가 장점인 가수가 아닌 걸 알기에 더더욱 우려스러워요.

그나저나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앤 해서웨이의 딸을 연기하는 셈이네요. 둘 다 눈이 아주 크긴 하죠.

마지막으로, 빈민가의 조그만 꼬마 소년 가브로슈를 빼놓을 수 없죠. 비중은 크지 않지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딱 좋은 역할이니까요. 아직 캐스팅 소식은 없어요. 전혀 모르는 배우를 오디션을 통해 발굴해낼 수도 있을 거고, 올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남자 아역 배우들 중 (아사 버터필드, 토마스 혼, 헌터 맥크레켄, 조엘 코트니 등) 한 명을 고를 수도 있을 듯하고.

미국에서 12월 7일 개봉 예정. 영화만 잘 나온다면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대 화제작이 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기술부문은 물론이고, 휴 잭맨은 생애 첫 오스카 후보지명을 받을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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